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선가의 공부는 자신의 근본을 거슬러 올라가는 공부다.
사람의 생육은 본래 무수한 자손이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방향이다. 그에 따라 만사가 나누어져 어지러운 것도 사람사는 이치 중 하나다. 허나 선가의 수도자는 어지러이 나누어지는 세상사 한가운데서도 자리를 틀고 차분히 앉아 시선을 단전에 두고 호흡을 가다듬어 마음을 고요히 함으로써 나 이전의 나, 근본의 나로 돌아가는 길을 닦는다. 만가지 욕심과 어리석음을 뒤로 하고 차근차근 호흡하고 체득하여 여의한 마음이 무심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 이 길의 중요한 지표다.
다만 처음의 순수한 마음을 지켜 나아감이 큰 성취를 이루는 데에 중요한 단초가 되는 것이니 알고자 한다면 행할 것이요, 행함과 앎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. 끊임 없는 노력과 정성만이 정기를 쇠하지 않게 하며, 자신을 이루는 첩경임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.